함께 느낀다는 것

5/27/2026

“공감”이라는 말은 참 따뜻합니다.

말 그대로 누군가의 마음을 함께 느낀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함께 느낀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은커녕, 내 마음조차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에는 더욱 공감이 필요합니다.

AI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빠르게 답을 찾아주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도록 늘 다양한 콘텐츠가 곁에 있고, 혼자 먹기 좋은 음식들은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쇼핑하지 않아도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이 집 앞까지 도착합니다.

기다림도, 함께함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점점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내가 필요한 것, 내가 원하는 것, 그리고 내 감정에만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집을 사고파는 부동산 에이전트입니다.

하지만 제가 다루는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하루가 담겨 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머물렀으며, 오랜 시간 쌓여온 삶의 흔적이 깃들어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바이어의 기대와 설렘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보내는 셀러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기쁜 이유이든, 어려운 상황 때문이든 말입니다.

만약 숫자와 데이터만으로 바이어와 셀러를 대한다면, 그것은 꼭 제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AI 에이전트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저는 앞만 보며 달려온 사람이었습니다. 성공하고 싶었고, 가정을 지켜야 했으며, 사회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관심이 적다 보니 상처도 덜 받았습니다.

아니, 상처를 받았더라도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이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채 오직 앞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질문은 저를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더 깊고 넓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졌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저 사람은 요즘 왜 밝아 보이는지,

왜 말수가 줄었는지,

왜 유난히 지쳐 보이는지.

그 작은 변화와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함께 느끼며, 바이어와 셀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그러나 오래 함께 걸어가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습니다.

집을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오래 같이 걸어가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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